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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보리차를 꼭 먹여야하나요?

아기에게 보리차를 꼭 먹여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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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0

처음 아기가 태어나면 모르는 것 투성입니다. 새로운 정보를 많이 찾아봐야하고, 때론 그 정보들이 너무 많아서 넘쳐 흐를 때를 모든 육아러들은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저라고 딱히 다르지 않더라구요. 사람에 대해 공부하고, 사람을 치료하지만, 대부분 성인이 대상이었고, 아이를 보더라도 이미 아픈 아이들의 문제를 잡아주려고만 생각했었지, 아이가 정상적으로 어떻게 자라는가? 생리적으로 이때는 어떤가? 는 한방소아과 전공 시험 볼 때 말고는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한의학에서도 부인과와 소아과는 오래전부터 전문영역으로 나눠져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여성질환과 아이를 진료하는 것은 다른 질환보다도 더 많은 노력과 정성, 그리고 어려움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요즘의 육아정보는 너무나 방대하면서도 간혹 거짓정보들도 많아서 “이게 진짜야?” 했던 부분들도 많더라구요.

이런 것들을 틈틈히 적어두었다가 지금부터 하나하나 풀어보고자 합니다. 그외 궁금하신 것들 댓글로 달아주시면 기억해 두었다가 함께 다뤄볼 수 있도록 할께요.

그럼 오늘의 육아 팩트 체크는

‘우리 아이 보리차 먹여야 하나요?’ 입니다.

저희집 아이도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보리차를 먹기 시작했어요.

유기농 보리차티백을 아내가 며칠간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엄선하고, 며칠에 한번씩 아이가 잠든 밤에 우리고, 밤새 냉장고에 넣어서 완성시키고 물 필요할 때마다 보리차랑 뜨거운 물을 섞어서 따뜻한 온도로 맞추고 아이에게 주곤 했습니다.

보리차를 먹이면서, 우리가 산 티백이 정말 유기농으로 괜찮은 티백인건지 걱정이 되기도 했었고, 보리차가 쉽게 상하다보니 냉장고에 잘 보관하고, 아이 혼자 먹는 양으로는 소진이 잘 안되서 저와 아내도 함께 보리차를 먹으면서 최대한 빨리 소진하고 새로운 보리차를 끓이기를 반복했었습니다.

많이 번거로운 시간이었어요.

이렇게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아내에게 물어봤어요.

“근데, 보리차는 왜 주는거야?”

“몰라, 그냥 미신 같은 거 아닐까?”

라고….. (저는 진짜 무슨 이유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인터넷을 열고 언제부터 보리차를 아이에게 먹이기 시작했는지 검색해 보기 시작합니다.

구글도, 네이버도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려웠어요.

블로그에도 보리차를 먹이면 좋다더라 이상의 내용을 찾기 어려웠고, 애매한 내용들도 있었어요.

모든 육아러들의 희망인 맘카페에서도, 보리차를 먹인다, 안 먹인다, 그냥 생수 먹인다, 정수기물 먹인다 등등의 내용은 있었지만, 본질인 “왜 보리차인가?”에 대한 대답은 찾을 수 없었죠.

설상가상으로 보리차를 둘러싼 고부갈등 내용도 있었는데요.

“육아방식 고부갈등…누구 말이 맞나요?” 논쟁 영상 공개한 195만 유튜버유튜버 올리버쌤 채널에 올라온 고부갈등 영상www.wikitree.co.kr

일반적인 우리나라 상황과는 반대이지만, 보리차 하나로 냉냉한 분위기가 되는 것은 좋지 않겠죠 ㅠ

결국 원하는 정보는 얻지 못했습니다. 아마 일반인이 보리차를 먹이는 이유에 대해 찾아보시면 저랑 똑같은 상황을 겪으실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한의학 서적들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서 내려오는 민간요법 혹은 뭐가 좋다더라의 유래는 어떤 한의학 서적의 한 구절에서 오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번에는 제대로 된 정보인지 한번 파해쳐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보리는 대맥(大麥)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한의학에서는 이 대맥을 쓰기보다는 보리의 싹을 틔워서 맥아(麥芽, 발아보리)라고 부르며, 약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싹만 틔웠을 뿐인데, 이름이 달라지고, 약재로 분류된다니 신기하죠?

실제로 보리에서 싹을 틔운 맥아는 보리랑 비교하였을 때 지방질 성분이 바뀌고, 탄수화물을 분해시키는 효소인 α-amylase가 보리에는 없지만 맥아에는 존재하는 등 보리와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것 같은 이름의 맥아는 우리의 식생활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식혜의 주원료인 엿기름이 바로 맥아입니다. 달짝지근한 식혜가 맥아로 만든거였다니? 신기하신가요?

식생활 외에도 한약재로써도 맥아는 자주 사용이 됩니다. 특희 ‘산사, 신곡, 맥아’라는 세트로 자주 사용하는데요. 이 조합은 음식 때문에 비위에 병이 난 경우, 평소 속이 좋지 않은 경우에 많이 사용합니다. 저도 애용하는 약재 구성이고, 소화가 안되는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처방입니다.

맥아를 한약재로 사용할 때 생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볶아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보리차를 만드는 방식이 보리를 볶은 후 끓여내는 방식이니까, 맥아를 약으로 사용하던 방식이 보리차에도 그대로 옮겨왔다 라고 추측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보리차 이야기로 돌아와서,

1749년 조선후기 의학자 조정준이 소아에게 나타는 질환을 중심으로 편찬한 의서인 ‘급유방(及幼方)이라는 책과 1871년 작가 미상의 의학서적인 이휘(宜彙) 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요즘 사람들은 아이를 키울 때 젖이 모자란다면서 죽이나 밥이나 여러 가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여서 감질이나 적취가 되어 요절하는 경우가 많으니 참으로 답답하고 통탄스러운 일이다. 옛 방서에서는 '집에서 기르는 여러 가축의 젖을 구하여 먹인다'고 하였으나 이 또한 사람의 젖보다는 차선이다. 또한 음식에 상하여 배가 빵빵하면서 답답한 경우에는 신국ㆍ맥아를 많이 달여 차처럼 늘 복용해야 한다

어린아이가 젖을 먹고 체하였을 때는 맥아차를 자주 먹인다.

드디어 아이에게 보리차를 먹이는 기원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른 내용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맥얼, 곡아, 속얼은 모두 쌀, 밀가루, 여러 가지 과일로 인한 식적을 소화시킨다. 엿을 만드는 자가 쓰는 것을 살펴보면 유추할 수 있다. 다만 쌓인 것은 소화시킬 수 있지만 쌓이지도 않았는데 오래 복용하면 사람의 원기를 소모시키니, 잘 알아야 한다. 오래 복용하는 자는 백출 등의 약과 함께 쓰면 해로움이 없게 된다."라고 하였다.

맥아ㆍ신국이 비록 곡류를 소화시키는 약재이긴 하지만 본래의 약성은 조열(燥烈)하므로 감질로 마른 아이에게 어찌 혈과 진액이 점점 소모되는 부작용이 없겠는가. 다만 가을보리는 약성이 따뜻하고 독이 없어 오장에 이로운 곡식이 되니 오래 먹으면 머리카락이 세지 않고 속을 편안하게 하면서 기운을 더하며 허로를 보하고 설사를 멈추며 음식을 소화시키고 기운을 내린다

옛 성현이 말하기를 '막 태어난 갓난아이는 타고난 기질이 완성되지 않았으므로 포대기에 싸는 일을 부지런히 하지 않거나 젖을 먹이는 일을 적절하게 하지 않으면 밖으로 육기(六氣)의 침범을 받거나 안으로 오장의 기가 허랭(虛冷)해져 젖이나 음식이 뭉쳐서 비괴나 벽적이 된다.'고 하였으니 이는 모두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한 결과이다. 신국과 맥아는 비록 음식을 녹이는 약재이나 위 속의 생발지기(生發之氣)를 소모시키니 하물며 삼릉과 봉출은 어떻고, 또 견우와 대황과 파두는 어떻겠는가. 비장의 기운이 한 번 음식에 상하고 다시 약재에 상하면 남아날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요새 사람들은 소아의 허실이나 병의 경중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설사시키는 약을 강하게 쓰다가 종종 목숨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음식을 소화시키는 약은 많이 쓰면 안되는 법이고, 시원하게 빼내는 약도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안되는 법이다. 만약 약을 쓴 후에 설사가 멎지 않으면 즉시 식힌 미음을 먹여 설사를 멈추고, 이어서 사군자탕ㆍ이공산ㆍ보중익기탕 같은 약을 가감하여 써서 비위를 잘 조리하고 보함으로써 더 심한 상태로 빠지는 일이 생기게 해서는 안된다

종합하자면, 음식에 상하여 배가 빵빵하면서 답답한 경우에 신국, 맥아 등을 달여 차처럼 늘 복용할 수는 있지만, 복용량이 과해서 타고난 소화기능을 저해하거나, 감질로 아이가 너무 말라있는 경우에는 조심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상황과 증상에 맞게 응용하라는 내용이기 때문에 무조건 보리차가 좋다거나, 이럴 때는 덮어놓고 보리차를 먹여야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영아에게 물을 줄 때는 무조건 보리차!.라는 말은 아마도 저런 구절들이 내려오고 내려오다 보니 다른 것들은 다 빠지고 맥아를 많이 달여 차처럼 늘 복용해야한다 라는 구절만 남아서 지금까지 내려온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게다가 보리도 알러지가 있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조심해야되요. 한국의 영유아들에게 보리의 알러지는 흔하지 않지만, 증상이 비교적 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알러지 발생한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나이는 5개월에서 4살까지로 파악되었고 중앙값은 1살정도라고 하네요. 피부 발적부터 아나필락시스라는 심각한 전신 알러지 반응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영아인 아이에게 물을 주실 때는 한번 끓였다가 식힌 물을 이용하시되, 잘 마시지 않을 때는 아이의 기호에 따라 우린 차 종류를 너무 많지 않은 양으로 주시는 것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꼭 보리차만 먹여야 한다거나, 보리차가 아니면 안된다거나 그런건 아니니까. 얽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

다음번에는 영아에게 언제부터 물을 먹일 수 있는지?, 보리에 대한 한의학적 내용을 나눠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께요.

잠깐 정보를 풀자면, '보리나 보리차 다들 차가운 성질이다.' 라고 알고계시죠? 사실 그렇지 않다는거!. 살짝쿵 풀고 가볼께요.

다음에 만나요 ~


<참고문헌>

-논문-

보리의 지방질 성분에 관한 연구. 신효선 외 1인. 한국식품과학회지. 1983;15(2):195-201

보리와 맥아의 지방질 성분에 관한 비교 연구 -제 1보 : 중성지질의 조성. 신효선 외 2인. 한국식품과학회지. 1981;13(1):30-6

보리와 맥아의 지방질 성분에 관한 비교 연구 -제 2보 : 극성지질의 조성. 이상영 외 2인. 한국식품과학회지. 1981;13(1):37-42

Clinical and Laboratory Findings of Barley Allergy in Korean Children: a Single Hospital Based Retrospective Study. Lee, E. et al. J Korean Med Sci. 2019:35(e23)

-블로그-

포라메디카닷넷전문가가 만드는 온라인 본초 도감foramedica.net

-서적-

及幼方. 조정준. 1749.

宜彙. 작가미상. 1871.

本草綱目. 이시진. 1596.


(보리 3부작)

우리 아이 언제부터 물을 먹이나요?저번 포스팅에서 영아인 우리 아이에게 보리차를 먹여도 되는지, 왜 보리차를 먹이라고 했었는지에 대해서 ...blog.naver.com

맥아(발아보리)에 대해 알아보아요안녕하세요 보리차 이야기로 몇가지 정보를 드렸었는데요. 오늘은 보리, 맥아가 한의학에서 어떻게 쓰이는...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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